
이재현 골드만삭스 아시아 투자 부문 대표 ⓒ플래텀
무역협회와 KDB산업은행이 공동 주최한 아시아 최대 규모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 2021, 서울(NextRise2021, Seoul)’ 행사에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아시아의 이재현 한국 투자 부문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스타트업 투자자는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가? – Key Areas of Due Diligence Focus When Reviewing Startups’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배달앱 1위 기업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부동산 앱 직방의 투자를 주도한 사람이다.
이 대표는 “2020년 골드만삭스가 만난 기업은 5,000여 개에 달하지만 실제 투자한 기업은 22개로 0.4%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실사'”라며 “아무리 열정적으로 본인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투자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같은 열정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적인 기업 IR과 투자자가 원하는 IR은 다르다. 창업자는 ‘회사’를 먼저 이야기하지만, 투자자가 가장 먼저 알고 싶은 것은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 ‘재무 자료’다. 이를 인지하고 IR 자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특히 ‘유닛 이코노믹스’ 분석과 ‘브릿지 애널리시스’ 그래프가 IR자료에 들어가면 투자자가 감명받는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ESG적 관점에서 회사를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 투자가들이 ESG적 관점에서 투자를 바라보고 있다. 기업은 ESG 관점에서 장점을 찾아보고 실제 개선되는 부분을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해서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하 이재현 대표의 강연 내용 정리.
골드만삭스 내 4개 사업 부서가 하는 일
창업한 분들을 만나는 게 직업입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152년 역사의 골드만삭스는 작년 기준 연매출 50조 원의 투자은행입니다.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 사무소에 저와같은 임직원이 4만 명 넘게 근무하고 있어요. 골드만삭스의 사업은 네 개 부문으로 나뉘는데요. 첫 번째가 ‘자산 관리’로 약 2천 500조 가량이 되는 돈을 운용합니다. 그 다음이 ‘인베스먼트 뱅킹(투자금융)’으로 기업의 인수 합병(M&A) 혹은 상장(IPO) 업무를 주관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M&A, IPO 자문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글로벌 마켓’이라고 해서 주식이나 채권 그 밖에 여러 가지 실물 자산을 중계하고 거래하는 트레이딩 부서가 있습니다. 끝으로 개인 혹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사업 부서가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투자 부서는 회사 네 개 사업 부서 중 가장 어립니다. 통칭 사모펀드,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금융기관의 업무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저희 회사도 1986년에 시작했으니 해당 부서는 36년 된 셈입니다. 이 부서에서 40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저와 같은 직원이 전 세계에 1,600명 정도 됩니다. 회사 인력 4만 명 중에 5% 정도가 투자 관련 일을 하고 있죠.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9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가 되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기업에 투자하는 기준, 주목하는 산업 영역
금융기관이 바라보는 기업은 여러 가지 앵글이 있습니다. 그중에 스타트업에 집행하는 투자는 ‘그로스 에쿼티’라고 해서 성장을 주도하는 펀드에서 보통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에서는 배달의민족이나 직방, 선인, 한국초저온 등 기업에 투자가 되어 있고요.
주목하고 있는 산업은 크게 보면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기업의 기술’에 대한 투자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관련된 투자입니다. 코로나 상황이고 하다 보니 비대면이 많죠. 때문에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회사 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 하기 어려워요. 이러한 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걸 통칭해서 기업에 대한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로는 금융 시장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회사들입니다. ‘핀테크’라고 불리우며 빠르게 성장하는 금융시장의 기업들입니다. 그 다음이 ‘컨슈머’ 영역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 소비재 시장에서 많은 발전들이 있는데요. 비근한 예로 이커머스, 배달 시장이 있죠. 10년 전하고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부문입니다. 또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물류, 운송 등 네트워크 플랫폼들이 발달하고 있어요. 저희는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어요. 네번째가 ‘헬스케어’입니다. 건강, 복지, 웰빙이 연관됩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의료 서비스를 눈여겨 봅니다. 과거에 없었던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전체 포트폴리오 중 가장 어린 회사의 기업가치가 10억 원, 가장 큰 회사는 2조 원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회사가 작건, 크건 간에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라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이런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하는 투자 관점에서 보는 대상이에요.
2020년 5000개 기업과 미팅하고 실제 투자한 기업은 22개… 중요한 것은 ‘실사’
스타트업에 실질적 조언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실사’라는 주제를 생각했어요. 실사는 금융기관이 기업을 조사해 투자 결정을 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입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부 투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실사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실사는 거의 외국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이런 부분을 창업자들이 잘 알고 있다면 투자를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만약에 실사를 잘 모른다면 아무리 열정적으로 본인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투자자들로부터 같은 열정을 이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본인의 사업과 투자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사업은 다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서 기업과 처음 미팅을 하고 여러 실사 과정을 거쳐 최종 투자까지 가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살펴봤어요. 2020년 전 세계 5천여 개 기업들과 저희가 만남을 가졌고 10% 비율인 590개사에 대해 초기 실사를 했습니다. 초기 실사 590건 중에서 투자심의위원회에 올라간, 다시 말해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간 기업은 43개입니다. 10개 중 1개에도 못 미치는 회사만이 최종 투자 의사결정 단계까지 간 겁니다. 이 43개 기업 중에서 실제로 투자가 이루어진 건은 절반 정도인 22건이었습니다. 결국 작년에 저희가 만나고 검토를 해서 투자까지 집행한 확률은 0.4% 밖에 안 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무엇이었는지를 고민해 보니 ‘실사’였습니다. 처음에 경영진을 만나서 인사하고 그 회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듣는 그 단계에서 이미 10%로 추려지는 거였어요. 나머지 90%는 저희가 투자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간거죠.
골드만삭스의 투자 과정 세 단계
골드만삭스는 크게 투자를 세 단계로 나눠서 진행합니다. 1단계는 처음에 회사를 만나는 단계입니다. 비밀 유지 협약을 맺고 경영진을 한 번 만나죠. 경영진은 저희에게 사업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해줍니다.
두 번째 단계가 초기 실사 단계입니다. 이 초기 실사 단계를 거치면서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1/10로 압축이 돼죠. 이 단계에서는 경영진 인터뷰라는걸 합니다. 미팅을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하면서 그 사업에 대해서 이해하려고 저희도 노력을 해요. 이 기업이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다양한 시각에서 공부를 하는 겁니다. 동시에 투자에 대한 여러 조건들을 협의하고 어느 정도 회사와 합의도 합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 금액을 얼마의 밸류에이션에 언제까지 투자하겠다’라는 구체적인 조건들을 이야기 하죠. 그리고 ‘주주의 권리는 무엇이고 회사의 권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도 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들이 잘 이루어질 때 3단계로 가는데요. 이 단계를 통상 ‘본 실사’라고 얘기를 합니다. 5000개에서 500여 개로 추려진 기업이 이 본 실사에서 43개의 기업으로 압축되는 거죠. 이 과정에선 저 같은 이 금융기관 종사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회계사, 컨설턴트, 기업이 속한 사업 분야 전문가도 함께합니다. 본 실사 과정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실사를 하고 그 실사에 대한 내용이 종합된 보고서가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최종 투자 결정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일반적인 IR 흐름과 투자자가 원하는 IR 순서는 다르다.
앞서 말한 투자 세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인 초기 실사를 이야기 하려고 해요. 회사의 경영자가 투자자를 만나서 무엇을 얘기해야 되는지, 그리고 투자자는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보통 1년에 150~200개 기업을 만나서 회사에 대해서 설명을 듣습니다. 그걸 일반적인 IR 흐름대로 나열해 보겠습니다.
보통 회사에 대한 개요로 시작하세요. 설립을 언제 했고, 주소지는 어디이고, 대표자는 누구이고 직원은 몇 명인지죠. 그 다음에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 설명하세요. 주로 창업의 동기를 말씀해 주십니다. 그 다음에 팀을 이야기 하죠. 경영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CTO는 누구고, CFO는 누구고, CFO는 누구인지죠. 이렇게 주요 경영진에 대한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이 사업이 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세요.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세탁업을 구현하는 사업이라면 ‘문제점은 사람들은 바쁜데 세탁소에 갈 시간이 없다. 하지만 세탁 서비스를 받고 싶은 니즈는 굉장히 강하다. 이것이 사회 문제고 우리가 만든 서비스는 그걸 해결하는 솔루션이 될 거다.”라고 서술하는 식이죠. 그 다음에 이 시장에 얼마나 큰 기회가 있는지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회사의 제품과 고객을 이야기 하고 기술적으로 어떤 우월함이 있는지 경쟁 상황이 어떤지를 설명하죠. 그 밖에 ‘비즈니스 모델(BM)’, 즉 회사가 돈을 어떻게 버는지를 설명해 주시죠. 그 다음에 향후 재무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지금 회사가 어느 수준에 있지만 앞으로 점점 더 어떻게 클 것이다’라는 재무 계획이죠. 그리고 통상 마지막으로 회사가 바라는, 목표하는 펀딩 금액의 여러 가지 요건들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십니다. 이게 보통 가장 많이 보게되는 회사의 IR 자료입니다. 아마 여러 창업자들이 지금 갖고 있는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IR 흐름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보고 싶어하는 건 이 흐름과 조금 다르다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는 창업자, 경영자가 회사에 있다면 아마도 투자자와 매우 좋은 미팅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간극이 크다면 투자자와의 대화가 어려워질 겁니다.
실사 과정에서 투자자가 창업자에게서 듣고싶은 내용은 ‘시장’, ‘비즈니스 모델’, ‘재무 자료’
저 같은 투자자가 회사 관계자를 만나서 제일 먼저 궁금해 하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시장’입니다. 예를 들어 꽃배달 하는 회사라면 그 회사가 지금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요. 먼저 궁금한 것은 ‘꽃 배달 시장’입니다. 이걸 먼저 이야기해야 합니다. 음식도 에피타이저를 먹고 나서 메인이 있고 디저트가 있잖아요. 회사에 대한 논의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IR 자료를 만들 때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앞단에 ‘시장’ 혹은 ‘산업’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회사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때도 중요한 포인트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제가 만나 본 회사 중 기술이 뛰어난 기업일수록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AI 등 자체 기술로 만든 것이다. 이 솔루션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교육 사업도 가능하고, 기업에서도 적용 가능하고, 일반 소비자도 활용이 가능하다’라는 식이죠. 이런 방식은 좋은 IR이 아닙니다. 아무리 창업자가 바라보는 시장이 넓고, 적용 범위가 넓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투자자하고 얘기를 할 때는 최대한 좁혀서 말씀해 주셔야 돼요. 본인의 기술로 가능한 수만 가지 중에서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콕 집어서 말씀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셔야 해요. 매월 구독자로부터 과금을 받는지 아니면 건당으로 돈을 받는지를 말이죠. 실제로 그게 사업이니까요. 중요한 건 투자자는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기에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지를 굉장히 명쾌하게 말씀해 주셔야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재무 자료를 잘 설명해 주셔야 합니다. ‘회사 실적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하면 보통 창업자는 회사의 과거 실적에 대해서 말씀하세요. ‘재작년에 매출이 얼마였는데, 작년에 어느 정도 올라왔고 올해는 얼마 정도를 예상한다’라고요. 맞는 말이지만 단순히 재무 정보만 말씀하시면 안 돼요. 투자자가 가장 알고 싶은 부분은 수많은 과거의 데이터 중에서 경영진이 어떤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보는가입니다. 매출의 빠른 성장을 위해 경영진이 어떠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입니다. 그게 서비스 구독자 숫자일 수도 있고, 판매하는 제품의 단가일 수도 있고, 대상 국가 다변화일 수도 있을 겁니다. 어떤 것에 경영진들의 포커스가 있는지를 말씀해 주셔야 해요. 그런 것들을 저희는 통칭해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라고 부릅니다. 경영진이 회사의 역량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지를 말씀해 주시는 거죠.
또 투자자는 미팅을 하면서 회사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합니다. 생각보다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보통 IR을 할 때 회사의 장점만을 말하는 심리가 있잖아요? 하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점도 알아야겠지만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알고 싶어해요. 어차피 모든 사업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무엇이 불확실한지를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면 미팅에서 투자자의 신뢰도는 굉장히 많이 올라갑니다
예를들어 저희가 A사를 방문했다고 가정하고요. B사가 A사의 가장 큰 경쟁 상대인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A사 경영진에게 ‘B사와 지금 지금 경쟁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 했을 때 ‘B사는 우리 상대가 안 된다’라고 일방적으로 얘기하시면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경쟁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조금 더 리얼하게 얘기해 주시는 것이 중요해요. 최종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할 때 보통 회사의 장점보다는 회사의 문제점, 단점, 이슈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합니다. 그래서 장점만 한 시간 듣고 미팅이 끝나면 보고서에 쓸 내용이 없어요. 그런 투자 프로세스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ESG 관점도 중요해졌다.
요즘은 돈만 많이 번다고 해서 좋은 기업이 아닙니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라고 해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가 중요한 시대가 됐어요. 이 부분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실사 과정에서 ESG를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하시는 분들도 ESG 관점에서 회사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설명해 주실 수 있어야 돼요.
시장을 좁히자. 전체시장이 아니라 ‘목표시장(TAM)’이 중요하다.
각론으로 한 번 들어가 볼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좋은 IR 자료는 기업이 아니라 산업 혹은 시장으로 시작해야 돼요. 키워드는 ‘템(TAM)’이라 불리우는 ‘타겟 어드레서블 마켓(Target Addressable Market, 목표 시장)’입니다. 내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시장이 있으면 ‘이 시장이 무엇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히 금액’이 나와야 돼요. 그게 템의 첫 번째 요건입니다.
투자자가 “대표님이 하는 사업은 우리나라 전체 시장의 얼마 정도입니까?”라고 물어본다면 “1천억이다, 5천억이다.’라고 바로 말씀하실 수 있어야 돼요. 그러면 다음 질문이 “왜 그 규모라고 생각하나.”라고 투자자가 물어볼 거예요. 그럼 그 질문에 대해 설명해 주셔야 돼요.
1천억 혹은 5천억 규모의 목표 시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마켓 세그멘테이션(Market Segmentation)’, 즉 시장을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 식자재 회사라고 가정해보죠. 우리나라 식자재 시장 전체 규모는 약 25조 정도 됩니다. 25조 중에서 한식이 10조, 양식과 일식, 중식, 분식이 각각 약 2조 규모입니다. 패스트 푸드는 한 4조 정도 될거고 베이커리 시장도 한 2조 정도 됩니다. 이걸 다 해서 25조 시장이 돼요. 회사가 목표하는 시장, 즉 템이 서양식 베이커리라고 한다면 서양식 시장과 베이커리 시장으로 나눠요. 베이커리 시장이 2조 규모인데 밀가루, 설탕, 식용류 이런 기본적인 상품과 초콜릿, 크림, 버터, 치즈 등 고급 제품 등 특수 상품이 각각 1조씩 나뉠겁니다. 구분한 1조 시장 중에서 본인이 실제로 공급하고 있는 시장을 계산해보니 5천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었을 뿐이고 어떤 사업이든 사업자가 지향하는 템이 있습니다. IR을 할 때 이걸 먼저 말씀하셔야 돼요. 그러면 일단 투자자가 마음이 편해집니다. ‘목표 시장이 5천억인데 이 회사가 지금 매출이 100억이면 5천억까지 가는 성장 기회가 아직 많이 남아 있구나’라고 이해를 하는거죠.
그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지난 5년 혹은 10년간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그 다음에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것인가도 말씀해 주셔야 해요. 즉 ‘성장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실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식자재 사업이라면 ‘한식으로 한다면 3%, 중식은 3%, 양식이라면 5%~10%, 일식은 5~7% 매년 성장할 것’이라고 머릿속에 정리하고 있어야 해요. 그럼 투자자가 ‘왜 그 분야에서 하느냐’고 물어볼거고 ‘다른 시장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니까’라고 이야기해 주시는 겁니다.
그리고 ‘밸류 체인’, ‘경쟁 환경’도 잘 말씀해 주셔야 돼요. 본인이 있는 시장에 여러 시장 진입자, 경쟁자들이 있을거예요. 예를 들어서 A기업, B기업, C기업과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할 때 각 기업마다 시장의 위치가 각각 달라요. 목표 시장 안에서 A기업, B기업, C기업이 잘하는 것과 자신의 기업이 잘 하고 있는 걸 명확히 설명하실 수 있어야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투자자가 관심을 가집니다. ‘들어보니 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알겠어. 그러면 시장에서 이 기업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 할까?’라는 생각이 투자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생각의 흐름이에요.
회사 설명에서 들어가면 좋은 것 “고객을 숫자화해서 설명하자”
회사 설명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건 별로 없어요. 우리나라 모든 창업자들 대부분이 회사 설명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잘 하세요. 창업의 동기와 경영진의 우수성, 지금 하고 있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지 이런 부분들을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단지 투자자 관점에서 궁금한 건데 회사 소개에서 잘 나오지 않는 내용들이 있긴 해요. 일단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잘 설명을 해 주세요. 그런데 기업에서 지향하는 고객 설명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한 기업의 활동이라는 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여러 고객, 혹은 다른 생산자들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맺어가며 하게 마련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트렌드를 잡아주셔야 돼요. 배달의민족의 고객은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일까요, 아니면 치킨집이나 레스토랑 오너일까요? 비즈니스적으로는 후자죠. 배달의민족은 음식을 만드는 사장님들이 고객이예요. 왜냐면 그들이 수수료를 내니까요. 그래서 배달의민족은 동네에 있는 음식점을 대신해서 마케팅을 해주고 주문까지 받아줍니다. 음식점 사장님은 음식만 만드는 데 좀 더 집중하실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이게 어찌보면 배달의민족의 비즈니스 모델 핵심이에요.
여러분이 배달의민족과 같은 서비스 운영사라면 1차적으로 커스터머인 레스토랑 사장님에 대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말씀해 주셔야 돼요. ‘지금 전국 20만여 개의 레스토랑을 우리가 연결하고 있다.’로 끝나지 말고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되신 음식점 업주, 아니면 1년에서 2년 된 업주, 2년에서 3년 된 업주들이 지금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를 말씀해 주시는게 의미있어요. 얼핏 통계를 보면 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 봤을 때 가입을 한 고객들이 오래 못 버티고 계속 나가는 경우가 있어요. 그건 좋은 비즈니스가 아니죠. 투자자들은 회사가 성장을 한다고 할 때 그 성장 부분만을 보지 않아요. 그 안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성장하고 무엇이 성장하지 않는가를 굉장히 보고싶어 해요. 이 부분은 IR 자료에 담으시지 않더라도 결국 투자가가 무조건 물어보게 되어 있어요. 미리 담아 놓는다면 IR에서 도움이 될겁니다. 명시하지 않더라도 답변을 준비하셔야 될 부분이고요. 고객이 있다면 내 고객이 어떤 모습인지, 그동안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 등을 숫자화해서 보여주시면 좋아요. 핵심 키워드는 숫자입니다. 회사에 대해서 설명을 하실 때 많이 놓치는 부분이예요.
IR할 때 담기면 투자자가 놀라는 포인트 하나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
‘보통 IR 자료에는 이런 내용들이 잘 안 들어가는데 이 회사는 여기까지 얘기해 주는구나’하고 감동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라고 하는게 있죠. 배달의민족이라고 한다면 ‘객단가’겠죠. 동네에 있는 치킨집이 한 건의 주문을 받기 위한 평균 매출이 얼마고 평균 원가가 얼마고, 간접비가 얼마인지 분석해 내는 말합니다. IR 자료에서 잘 볼 수 없는 내용입니다. 이걸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회사 소개 자료가 됩니다. 왜냐면 경영진이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굳이 자료에 담지 않아도 머릿속에는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질문을 받았을 때 효과적으로 답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고객 한 명당 평균 매출은 얼만가요? 평균 원가는 얼마나 들어가나요? 그리고 변동비와 고정비는 어떤가요?’ 등 질문이 막 들어올 수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미리 준비하시는게 IR에서 중요합니다.
‘고정비’와 ‘변동비’는 투자 결정의 중요한 자료
어떤 기업이든 비용이 발생하기에 매출이 있고 원가가 있습니다. 원가는 크게 변동비와 고정비가 있어요. 예를 들어 임직원분의 급여, 사무실 임차료는 회사가 작건 크던 간에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고정비겠죠. 제품을 생산할 때 원자재 등은 변동비고요. 모든 비용은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회계적으로는 나눌 필요는 없지만 회사 자료에서는 나누어 둘 필요가 있어요. 이건 나중에 투자자가 수익성을 평가할 때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돼요.
예를 들어 본인의 회사가 지금은 적자를 보는 중인데 굉장히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적자를 보고 있으니까 당연히 돈이 필요하고 VC를 만나 설득을 해야 하겠죠. 근데 투자자는 관점이 조금 다릅니다. 투자자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다고 해서 투자를 하진 않아요. 회사가 지금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투자를 한다면 어느 시점에 이익을 창출할 것이고, 또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 때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거라는 시점을 알고 싶어 합니다. 그걸 분석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거죠. 그때 가장 중요한 인풋 중에 하나가 바로 고정비와 변동비입니다. 매출이 어느 정도 상승했을 때까지 고정비를 커버하게 되면 변동비 비중이 작은 회사라면 어느 순간부터 회사의 마진이 급격히 좋아진다고 판단하는 거죠. 반대로 고정비 비중은 작지만 변동비 비중이 큰 회사는 현재의 마진이 고속 성장을 해도 꾸준히 어느 정도 유지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IR할 때 담기면 투자자가 놀라는 포인트 둘 ‘브릿지 애널리시스(Bridge Analysis)’
‘브릿지(Bridge)’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IR 자료에서 이 내용이 나오면 투자자들이 감동합니다. 예를 들어 작년 매출과 올해 매출을 비교한다고 가정해 봐요. 혹은 작년 영업이익과 올해 영업이익, 작년 원가와 올해 원가를 비교한다고 해도 같을거예요. 기간을 다르게 두고 뭔가를 비교하고 싶은 대상이 있을 때 작년보다 올해 매출 성장이 더 컸다면 그걸 단순화한 수치로만 끝내면 안 됩니다. ‘작년 대비 50% 성장했다’로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매출이 50% 성장했으면 그 50%를 성장시킨 각각의 동인, 요인은 무엇인가를 나누셔야 해요. 회사에 제품이 세 개가 있는데, 제품 A에서는 80% 성장, B에서는 20%, C에서는 30%로 식으로 구분할 수 있을겁니다.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 고객도 여러 기준으로 나눌수 있을거예요.
투자자들에게 설명을 해주실 때 다리나 계단처럼 생긴 브릿지 차트를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냥 한 가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알려주는 겁니다. 매출이 성장만 한 것이 아니라 매출이 하락한 부분도 있을 수 있어요. 이 부분도 기꺼이 보여주셔야 돼요. 그러면 이해도가 높아지기에 투자가들이 회사를 다르게 볼겁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까지 봐야 자연스럽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가 있어요. 회사 경영진분들께 ‘이 부분은 좋았는데 이 부분은 왜 안 좋은가?, 이 부분은 작년 대비 역성장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등 굉장히 질문이 구체적이겠죠. 그러한 구체적인 질문을 예상하고 답변할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됩니다.
이런 것들이 IR자료에서 보여야 돼요. 지금 갖고 계신 IR 자료를 투자자 관점에 맞춰서 한번 만들어보세요. 그러면 5천 개 중에 포기하는 90%개가 아니라 다음에 만날 수 있는 10% 안에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창업자의 의지를 논리적인 틀에 담은 장단기 재무 계획을 세우자.
앞에 말씀드린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엮으며 그게 재무 계획이 됩니다.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적어도 한 3개년, 더 좋은 것은 향후 한 5개년 정도의 재무 계획을 세우셔야 됩니다. 이건 경영진분들이 제일 고민하는 것이기도 해요. 왜냐면 ‘사업을 하면서 불확실성이 수없이 많은데 재무 계획을 세운들 그게 맞겠냐’는 거죠. 그러면 관점을 바꿔보죠. 실제로 이 사업을 하는 경영자분들도 어려운 것이 재무 추정이고 계획인데 투자자들한테는 얼마나 어렵겠어요.
재무 계획은 경영자의 의지가 담겨 있게 마련입니다. ‘올해 500억 매출을 하겠다, 내년에 1천억 매출을 하겠다’와 같은 부분은 주관적인 요소죠. 사실 재무 계획은 반드시 과학적일 필요도 없고 꼭 맞을 필요도 없어요. 저도 늘 틀리는데 어떻게 투자하는 회사가 늘 맞기를 바라겠어요. 하지만 그걸 떠나 재무 계획은 회사 IR 자료에 반드시 들어가야 될 부분이예요. 특히 기관 투자자에게서 투자 유치를 계획하신다면 더더군다나요. 기관에서 실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은 투자심의위원회가 합니다. 제가 투자를 하고 싶어도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를 설득해야 가능해요. 그 설득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재무 계획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벽돌 같은 요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관이 들어간다고 해서 예감으로 하라는 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들을 참고하시면 돼요. 목표 시장을 상정하고 본인 회사의 점유율이 얼마인데 어디까지 올릴 계획이고, 그게 가능한 서비스의 강점과 고객, 객단가 등 배경을 설명해 주시는 거죠. 그런 요소를 다 합치면 꽤 괜찮고, 꽤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재무 추정이 나옵니다.
창업자가 “내년에 매출 1천억을 하겠다.”라고 하면 투자자는 적당히 할인을 해요. 아무래도 입장이 보수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경영진은 그렇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다만 본인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되 논리적인 틀을 사용해서 담으시면 돼요. 그게 저는 훌륭한 재무 추정이고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무 계획을 작성할 때 틀리는 것에 부담을 갖지 마세요. 경영자의 관점은 꼭 하나의 숫자로만 표현될 필요는 없습니다. 본인이 판단하기에 ‘어떤 것이 잘 될 때는 어디까지 갈 수 있고, 어떤 것이 안 될 때는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전혀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 없어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보면 기업 활동에서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IR에 담겨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요.
아무리 큰 기업에 투자해도 긍정적인 부분과 불확실성은 동시에 존재한다.
만약에 제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다고 할 때 그 회사가 왜 좋은지에 대해서 보고서에 3~5가지 정도의 중요한 포인트를 담아 쓸거예요. ‘목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고,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경쟁력이 있고, 특정 기술에 대해서 독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경영진이 훌륭하다’는 내용일겁니다. 동시에 같은 보고서에 회사의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도 장점과 거의 같은 분량으로 쓰게 될겁니다. ‘목표 시장이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던지, 아니면 경쟁자가 더 뛰어날 수도 있다던지’와 같은 리스크를 언급할겁니다. 투자를 해야 되는 긍정적 이유와 투자를 했을 때의 위험성은 동전의 양면 같아요. 어느 것 하나만 있지 않아요. 우리가 아무리 훌륭한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 양면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지금 상장된 아무리 큰 회사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이 동전의 양면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이런 투자자의 관점을 회사에서 인지하고 IR 자료에 담으실 수 있어야 돼요.
ESG의 관점에서 회사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숫자로 설명하자.
골드만삭스가 우리나라 배달 1위 기업 우아한형제들과 식자재 1위 기업 선인에 투자를 했어요. 투자를 계기로 우아한형제들이 사단법인을 세워 독거 노인들에게 우유 봉사를 하고 있는걸 보고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우유가 건강에 좋고요. 배달을 했는데 제때 안 드시면 집에 문제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럼 바로 가까운 병원이나 인근 구청, 주민센터에 바로 연락을 해서 고독사 예방도 돼요. 그런 봉사활동에 감명 받아서 골드만삭스에서도 재단에 기부를 해서 봉사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재 서울시 약 2천 700 가구에 매일 우유 배달을 하고 있어요.
선인에 투자했을 때는 적십자하고 저희가 공동 캠페인을 해서 결식 아동 돕기를 했어요. 주말에 결식 아동 가구에 빵을 구워서 가져다 드리는 ‘함께 빵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이었죠. 선인이 우리나라에서 식자재를 가장 크게 하는 회사이기에 이 캠페인이 아주 큰 작업은 아닐거에요. 하지만 기업이 사회적인 책무에 대해서 신경을 쓴다는 것이 차이가 될거라 봅니다. 재무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그 회사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들이 ESG적 관점에서 투자를 바라보고 있어요. 투자 활동을 통해서 이 세상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거예요. 그러면 회사는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요. ESG의 관점에서 자기 회사의 장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셔야 됩니다. 사업에서 실제로 영향을 주는 부분을 찾고 그걸로 개선되는 점을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해 보는 거예요. 이런 부분들을 회사 소개에 강조하시는 것이 현재 트렌드에 굉장히 부합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